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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과 책 이야기📚

선물할 때 실패하지 않는 그림책 고르는 기준

그림책을 선물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조심스러운 선택이 된다. 좋아할 것 같아서 골랐는데
상대에게는 부담이 되지는 않을지, 너무 가볍게 느껴지지는 않을지 괜히 한 번 더 망설이게 된다.
아이에게 주는 선물보다, 어른에게 건네는 그림책일수록 그 망설임은 더 길어진다.
그래서 나는 그림책을 ‘고를 때’보다 ‘선물할 때’에는 조금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 선물용 그림책은 왜 더 어렵게 느껴질까
그림책은 짧고, 가볍고, 예쁜 책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어른에게 선물할 그림책은 그 가벼움 때문에 오히려 선택이 어려워진다.
상대의 취향을 정확히 알기도 어렵고,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물용 그림책을 고를 때는 ‘좋은 책’이라는 기준보다 ‘건네도 괜찮은 책’이라는 기준이 더 중요해진다.

✔️ 내가 선물용 그림책을 고를 때 보는 기준
아래 기준들은 완벽한 정답이라기보다는, 내가 실제로 그림책을 고르며 가장 많이 점검하게 된 지점들이다.

1. 설명하지 않아도 건넬 수 있는가
선물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전달될 때
가장 편안하다. 이 책이 왜 좋은지, 어떤 의미인지 굳이 덧붙이지 않아도 되는 그림책은 선물로 건네기에도 부담이 적다.
말 없이 건네도 스스로 읽어낼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그 점을 먼저 살펴보게 된다.


2. 지금의 상대에게 너무 앞서 있지는 않은가
위로가 되는 책이라도, 상대의 상태보다 너무 앞서 있는 이야기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
너무 밝거나, 너무 교훈적이거나, 너무 깊이 들어가지는 않는지.
지금의 상대에게 조금 옆에 앉아줄 수 있는 거리감인지 그 정도를 가늠해보게 된다.


3. 한 번에 다 읽지 않아도 괜찮은가
선물받은 책은 반드시 바로 읽지 않아도 괜찮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번에 다 읽지 않아도, 중간에 덮어두어도, 나중에 다시 펼쳐도 되는 책.

그림책이 의무가 아니라 선택으로 남을 수 있을 때, 선물로서의 부담도 훨씬 줄어든다.


4. 책을 덮은 뒤, 감정이 남는가
줄거리가 기억나지 않아도, 어떤 기분이 남는 책들이 있다.

선물용 그림책은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 감정 하나만 조용히 남겨줘도 충분하다.
그 감정이 위로든, 여운이든, 질문이든 상대의 마음에 잠시 머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기준이 생기면, 선물은 조금 덜 어려워진다
이 기준들을 의식하고 나서부터 그림책을 선물하는 일이 많이 편해졌다.
‘이게 맞을까?’보다  ‘이 정도면 괜찮겠다’는 판단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완벽한 선물은 아니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선택은 할 수 있게 된다.

✔️ 마무리하며
선물용 그림책을 고르는 일은 상대의 취향을 맞히는 일이라기보다, 상대의 시간을 존중하는 선택에 가깝다고 느낀다.
조용히 건넬 수 있고, 읽어도 되고 읽지 않아도 되는 책.
이 기준들이 그림책을 선물하려다 망설이고 있는 누군가에게 조금은 덜 부담스러운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글에서 정리한 기준들은 앞서 정리한 어른을 위한 그림책 고르는 기준을 ‘선물’이라는 상황에 맞게

다시 생각해본 정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