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은 생각해본 적 없던 길, 돌봄
그 동안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던 길이었다.
나는 ‘돌봄’의 길을 가보려고 한다.

나는 할머니와 함께했던 시간을 통해
돌봄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
할머니는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되었고
나는 오랫동안 그 곁에 있었다.
잘하고 싶었지만 서툴렀고, 그래서 많이 헤매기도 했다.

밤새 잠을 못 주무시고 계속 이야기를 하던 날도 있었고,
정성껏 차린 밥을 드시지 않으려고 해서 힘들었던 날들도 분명 있었다.
그런데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건 다른 순간들이었다.
중환자실에 계시다가 회복되어 일반병동에서 눈을 뜨고 밝게 웃어주시던 날,
편의점에서 사온 군고구마를 맛있게 드시며 농담을 던지던 모습.
그리고 돌아가시기 며칠 전,
방 안의 좁은 침대 위에서 내 손을 꼭 붙잡고 나를 끌어안은 채 함께 잠들었던 밤.
그날들이 진하게 남아있다.
『파랑오리』를 읽으며 떠오른 시간
『파랑오리』를 읽으며
그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조금 느리고, 조금 다르고, 그래서 더 오래 바라봐야 하는 존재.
그 곁에 머문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마음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 시간을 보내고 나니
돌봄은 단순히 누군가를 도와주는 일이 아니라
많은 시간을 함께 건너가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선택한 방향

지금 돌아보면 그 시간은 나를 이 길로 데려온 시작이었던 것 같다.
나는 앞으로 현장을 경험하고 조금씩 배워 가보려고 한다.
그리고 언젠가는 사람들이 편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그 안에서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누군가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을 건네는 일.
거창한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시간이 되어주는 삶.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만 방향을 정했다.

나는 돌봄이라는 일을,
앞으로의 삶에서 계속 배워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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