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오면 마음이 조금 차분해진다.
이맘때쯤이면 자연스럽게 할머니 생각이 난다.
어릴 때 나는 바쁜 부모님보다 할머니와 함께한 시간이 많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부터는 돌봄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돌보는 사람이 되어갔다.
오랜 시간, 몸이 약해지고 기억이 흐려지던 할머니 곁에 있었지만
그때의 나는 그 시간을 다 이해하지 못했다.

『알사탕』을 읽다가 할머니 생각이 많이 났다.
마음속에 담겨 있던 이야기들이 조용히 들려오는 장면을 보며
내가 듣지 못했던 마음도 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 아이는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싶을 때마다
언제든 들을 수 있도록 알사탕 풍선껌을 붙여둔다.

나는 대신
할머니가 계신 곳에 찾아가거나 함께 찍은 사진을 꺼내보고 남겨둔 영상을 다시 본다.
혹은 할머니가 좋아하던 꽃을 한참 바라본다.
그게 나에게는 알사탕 같은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지만 나는 여전히 할머니를 떠올리며 위로를 얻고 힘을 얻는다.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생각나는 존재가 있다는 것. 그 자체로 참 감사한 일이다

아이를 키워보니 할머니는 얼마나 많은 사랑과 정성으로 나를 돌봐주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4월은 끝이 아니라 남아있는 시간을 느끼는 계절 같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남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떠올리는 것만으로 힘이 되는 사람.
그런 존재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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